이 글은 www.mlbtour.re.kr 의 팩이의마음님 글임을 먼저 알립니다.
만화나 영화를 보면 다른 건 별로라도 한 방의 필살기를 갖고 있는 캐릭터가 있지요. 무진장 당하다가도 딱 한 번 제대로 힘이 실린 공격에 상대는 맥없이 무너지고 맙니다. 이런 캐릭터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덩치가 크고 둔하며 단순하죠.
야구에도 그런 선수들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공갈포'들이죠.
현대 야구는 홈런의 야구라고 할 수 있을만큼 홈런이 많이 나옵니다. 파워 히터의 시대이지요. 그러다보니 너도 나도 파워를 기르는데 힘쓰고, 다른 건 몰라도 파워 만큼은 체거!!라고 외치는 선수들도 나오게 되지요.
타자를 볼 때 가장 일반적으로 보는 스탯은 타율, 홈런, 타점입니다. 최근에는 개인의 능력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지는 타점의 중요성은 다소 줄어들고, 출루율을 중시하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배리 본즈, 매니 라미레즈, 알버트 푸홀스 같은 선수들은 타율, 홈런, 출루율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최상위급의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입니다. 요런 선수들은 정말 무시무시하죠. 하지만 홈런은 많이 쳐도 다른 부분에서 상당히 부족함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진정한 '공갈포'로 인정을 받으려면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1. 홈런을 많이 쳐야 한다
2. 타율이 낮아야 한다
3. 출루율이 낮아야 한다
별 거 같지만 사실은 위에 열거한 것들을 정리한 것 뿐입니다. 자 고럼 요 조건을 확실히 충족시키는 이 시대의 공갈포들을 함 찾아보지요. 대충 머리 속에 선수들이 떠오르지요?
어익후.. 내가 거론되다니!!
우선 양키스의 지암비입니다. 오클 시절과 양키스에서 첫 해만 하더라도 타율이면 타율, 출루율이면 출루율, 홈런이면 홈런 모든 면에서 리그 탑을 달리던 그는 그 후 갑자기 타율이 곤두박질 쳤습니다. 올해도 .250을 겨우 넘는 타율을 기록하고 있죠. 하지만 홈런은 32개로 여전히 리그 탑 수준입니다. '이 시대의 공갈포'로 뽑힐 가능성도 있었지만 지암비는 너무도 뛰어난 선구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캐탈락을 하는 아픔을 겪고 말았습니다. 그의 출루율은 현재 .412로 AL 6위에 올라있습니다.
단일 시즌 삼진 신기록의 나는 어때?
단일 시즌 삼진 신기록을 세운 던(195개)은 공갈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지암비와 마찬가지로 너무도 뛰어난 선구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타율은 .255에 불과하지만 출루율은 .385에 달하며 홈런은 33개를 기록 중입니다.
나는 이미 졸업했다 후후
지암비, 던과는 달리 타율은 높지만 선구안이 꽝이라 극악의 BB:SO 비율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소리아노는 양키시절 3할을 칠 수 있는 컨택과 4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는 파워를 갖추었지만 3할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출루율을 찍으며 결국 텍사스로 트레이드 되고 맙니다. 삼진 머신이기도 하죠. 하지만 올해는 출루율 마저 .363로 개선되어 더 이상 위의 세 가지 중 어떤 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선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현재 타율은 .290이고 홈런은 무려 35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양키스에 있었다면 참 많은 얘기거리가 되었을텐데... 역시 강팀에 남고 봐야 합니다.
나는 유급했다 허허
시삭스의 크레데는 양키 시절 소리아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타율 .299에 홈런 23개로 준수한 성적이지만 출루율은 .333에 불과합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삼진은 그렇게 많이 당하지 않는다는 거죠.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떨어지는 선수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선구안이 나쁘고 유인구에 잘 속아 삼진을 무지하게 당하는 유형, 그리고 초구부터 워낙 적극적으로 노려서 볼넷을 얻을 기회가 없는 유형이지요. 전자에는 예전의 소리아노, 그리고 이따 나올 올해의 공갈포 등이 있고, 후자에는 이반 로드리게스가 대표적입니다.
자... 그럼 과연 위의 3가지 요건을 제대로 충족시키는 최고의 공갈포는 누구인가??
내 얼굴을 보려하지 마라 커커커
많은 분들이 이미 예상하셨겠죠? 바로 리치 섹슨입니다. 한 때는 이름이 젤 섹시한 선수에 뽑힌 적도 있는 선수죠. 올시즌 섹슨의 스탯을 함 볼까요?
타율 .224 출루율 .292 홈런 24
정말 오 마이 갓이죠? 위의 세 가지 요건을 퍼팩트하게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타율이 낮은데다가 출루도 못하니 장타율은 .448에 불과하군요. 섹슨의 타율과 출루율은 나란히 AL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86명 중 84위에 올라있습니다. 허허허허 이쯤되면 할 말이 없죠?
이 시대 공갈포계의 레전드 토니 바티스타의 바톤을 이어받은 것 같습니다. 일본에 가기 직전에 .241의 타율에 32개의 홈런을 기록하고도 출루율은 .272에 그쳤던 바로 그 분이죠. 통산 기록도 타율 .251에 출루율 .29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치 섹슨이 혼자 이 상을 타긴 아깝다며 이 선수를 지목했으니 바로...
드디어 내가 이런 상도 받는구나 앗싸!
켄 그리피 주니어입니다. 한 때 메이저리그 체거의 스타였고, 아이들의 우상이었던 그가 올해는 최고의 공갈포로 새로운 재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피는 현재 타율 .242에 출루율 .297 홈런 23개를 기록하며 NL체거의 공갈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피의 타율은 NL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88명 중 84위, 출루율은 83위에 올라있습니다. AL에 섹슨이 있다면 NL에는 그리피가 있다는 Mr. Danco님의 한 숨 섞인 한 마디가 떠오르는군요.
이쯤되면 "홈런이 아니면 삼진을 달라"는 마인드로 타석에 들어서는게 아닌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나름대로 로맨티스트스러운 마인드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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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로맨티스트 공갈포라...
하긴 이 선수들이 홈플레이트에 들어서면 두근두근 거리는건 어쩔 수 없더라구
사실 보스톤의 오티스도 상당히 공갈스러운 이미지 인데 타격폼 답지 않게 타율이나 출루율 상당이 높아서 제외
![]() '슈렉' 오티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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